김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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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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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에 빛나는 달
김경은
몇 날의 폭설로 길은 끊기고
얼은 들판 위에 한파가 몰아치는 날
들판 위로 길게 내리는 그림자
쌀쌀하거나 쓸쓸하거나 서럽게
얼마나 많은 인연이 나를 지나쳐 갔을까
나를 스쳐간 많은 이들에게 어찌하여
내 가슴 내 어깨 내 손을 내주지 못했을까
늦었지만 누가 와서 기다려 준다면
내 기꺼이 다가가리라
이제 나에게 다가온 모든 것 들에게
결코 혼자가 아닌 따뜻한 동행
비록 얼은 들판이지만 분명한 발자국 남기고
내 그대 앞에 선 자리 빛나는 별밤에
구름에 가렸던 달이 어둠을 비집고
오래된 인습의 옷 하나 둘 벗어 던지는 날
누구인가 한적한 들판에서 부른다면
내 기꺼이 다가가
별빛 내리는 밤 빛나는 달이 되어
결코 외롭지 않은 따뜻한 길을 보여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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