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스피아민트 껌

김경은 승인 2023.04.08 21:12 의견 0


내 사랑 스피아민트 껌

김 경은

지금은 다 지난 이야기지만

내 어릴 적 유일한 통신 수단은 펜팔 이었다

리우올림픽의 배구를 보다 보니 고교시절의 사이즈 사건이 생각난다

고등학교 체육관에서는 전국 중,고 배구대회가 열렸고 당시 강원도

춘천 ㅁㅁ여중에는 미모를 겸한 인기 짱인 선수가 있었고 ㅇㅇ여고도 참가 했었다

나와 친구들은 당시 선수들이 묵고 있는 숙소인 여관까지 쫓아가 사인 비슷한 걸 받았고 이후 편지를 하게 되는데 미모의 중학생 님에게 보낸 편지가 고교생이었던 최장신 님에게 전해지고 답신을 받게 된다

이런 저런 연후로 3년 동안의 편지가 이어지고 급기야 아들 녀석의 펜팔사건은 울 아버지의 사이즈 사건으로 마무리 된다

그때는 편지 검열도 있었는데 내 편지는 배구팀 감독과 교장선생님까지 나서서 나를 춘천에 초대 하게 된다

당시 내 신장은 16?cm, 배구선수 였던 님의 신장 18?cm 친구들은 나막신이야기가 깔창..급기야 키높이 구두까지 개발하는 아이디어로 나에게 용기를 주었으나 결국 울 아버지 사이즈가 맞지 않으니 단념하라는 사이즈사건으로 마무리 되고 이후 님은 실업팀을 거쳐 어딘가에 살고 있으리라

지금도 그당시 편지들을 보관하고 있는데 추리닝사이에 볼펜으로 칠한 사진과 함께 스피아민트껌 한 개가 아직도 향을 발하고 있다

이껌 씹으면서 읽으라 했는데 나는 아직도 씹지 않았다

이따금 편지를 꺼내면 스피아민트껌 잔향 만큼이나 한번도 보지 못한 님의 애뜻한 정성과 관심이 남아 나를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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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함부로 나대지 마라

세상 함부로 발 딛지 마라

반세기가 지난 스피아민트껌 한 개도

아직도 님의 향을 머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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