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호천을 걷다

박형규 승인 2023.05.06 02:04 | 최종 수정 2023.05.07 11:12 의견 0

직장 관계로 10여 년 전 수원으로 이사를 와서 살고 있다.

수원시는 지금은 인구가 증가하여 특례시로 승격되었지만 일반 중도시 처럼 특별한 지역적 특성은 없는 도시이다. 다만 살아 오면서 홍수나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겪어 본 적이 없어 천재지변이 없는 지역이란 것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예로부터 농경사회에서는 치산치수를 으뜸으로 삼고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수원도 수원천, 서호천 등의 하천이 발달되어 있어서 지금처럼 대도시가 되기 이전에는 이러한 하천을 통해 농업용수로 잘 활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서호천(西湖川)은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광교산 파장저수지에서 발원하여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서 황구지천으로 유입되는 길이 11.5km 규모의 지방하천이다. 이 하천을 따라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평일이나 주말을 막론하고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매우 많다.

서호천 상류

서호천 산책로에는 곳곳에 징검다리들이 많이 있어서 편리하게 건너편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서호천 징검다리(상류)

서호천 징검다리(하류)

또한 장안구 서호천 노루교에는 LED 벽화 조명이 눈길을 끈다. 장안구 정자1동 주민자치회에서 주민의 안전과 야간 경관을 위해 설치했는데, 별과 달, 꽃을 형상화한 LED 벽화 조명은 어둠이 내리면 더욱 밝게 빛나 야간에 서호천변을 산책하는 아이들, 시민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서호천 노루교 LED 벽화 조명

하류를 향해 계속 걷다보면 만석거로부터 내려오는 영화천을 만나게 된다. 만석거(萬石渠)는 1795년 정조 때 축조되었으며 수원성을 축성하면서 수원성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네 개의 호수를 파고 방죽을 축조하였는데, 북쪽에 판 것이 만석거이며, 오늘날에도 용수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서호천 하류
만석거

계속해서 하류로 걷다보면 서호저수지에 도달하게 된다. 정조는 수원 화성 서쪽 여기산 아래에 커다란 인공저수지 곧 축만제(祝萬堤)를 만들고 새로운 농사법을 연구하도록 했으며 축만제는 지금은 서호(西湖)로 이름이 바뀌었다.

서호저수지

이렇게 서호천은 하천을 따라 걷다보면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건강한 삶을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수원의 서북쪽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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